[위험수위 넘은 학교폭력] “미처 피어보지도 못한채…” 눈물의 방학식
“추운 겨울날, 미처 피어나지도 못하고 작별을 고한 우리 아이들아, 너희들이 가는 길, 선생님도 아프고, 친구들도 가슴이 아프단다. 이제 너희들을 가슴에 묻는다. 부디 잘 가거라. 가서 편히 쉬어라. 나의 아이들아.”
29일 오전 9시 2011년 겨울 방학식이 열린 대구 수성구 D중학교. 스스로 목숨을 끊은 2학년 A군과 지난 7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P양에 대한 추도문을 이 학교 교감이 읽기 시작했을 때 1000여명의 학생과 교사들은 침묵에 빠졌다. 학생들도 침울했다.
방학식은 교내 방송을 통해 각 교실로 전달됐고, 시청각실에는 A군의 급우 38명과 학부모 대표 3명이 참석했다.
식이 시작되고 국민의례에 이어 교감은 먼저 간 제자에 대한 애절함이 묻어 있는 추도문을 읽어 내려갔다.
급우들의 흐느낌이 간혹 들렸고, 추도문을 읽어가던 교감도 “눈 내리는 추운 길을 걸어가면서 너희들이 학교를 향해 뒤돌아볼 것 같아 선생님 가슴이 미어진다”고 할 때는 목이 잠겼다.
교감은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훈화에서 “정말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며 “사소한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친구들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는 만큼 절대로 친구를 괴롭히지 말라”고 거듭 당부했다.
A군의 담임 김모(33) 교사는 이날 “아이에게 더 많은 관심을 주지 못해 안타깝다. 담임인데 조금만 더 아이에게 관심을 쏟았더라면 뭔가를 털어놓지 않았을까 싶다”며 말끝을 흐렸다.
이어 “앞으로 담임은 학생들과 더 많은 시간을, 맞벌이 부모는 자녀와 더 많은 대화를 가질 수 있는 분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방학식을 마친 김 교사는 A군과 친하게 지냈던 학생 3명과 함께 A군의 유해가 안치된 납골당을 찾았다.
A군의 어머니 임모(47)씨는 이날 가해학생 2명에 대한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 소식에 “법대로 형사처벌하기를 원한다”고 당초의 입장을 견지했다.
우동기 대구시교육감은 신년사를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깊이 성찰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데 혼신의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대구=김재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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