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칼럼 > 시론

[시론-전삼현] 동반성장, 성과공유제가 해법이다

[시론-전삼현] 동반성장, 성과공유제가 해법이다 기사의 사진

현 정부가 양극화 해소를 최대 국정과제로 삼은 이후부터 3배 징벌배상제나 주요 주주에 대한 자기거래 제한 등과 같은 듣지도 보지도 못한 새로운 제도들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지난 3월부터는 사회주의국가에서나 볼 수 있는 이익공유제가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의 주도하에 추진되고 있다.

이미 전문가들은 정운찬식 이익공유제가 생산수단을 점차적으로 사유(私有)에서 사회적 소유로 변경시키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과학적 사회주의에 가까운 이념적 표현이라고 지적해왔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최근에는 성과배분제라는 이름으로 개명해 여전히 이익공유제를 추진하고 있다.

물론 이익공유제가 언급될 정도로 우리나라 하도급거래에 본질적인 문제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세계 모든 나라에 하도급거래는 존재하며,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불공정거래 또한 어느 나라든 예외 없이 존재한다. 애플사의 하도급거래가 얼마나 불공정하게 이뤄지는지는 이미 널리 알려져있다. 그럼에도 우리처럼 이익공유제를 정책화하거나 법제화하려는 국가는 없다.

이익공유제 법제화 사례 없어

이익공유제의 핵심은, 원사업자의 이익은 큰 반면 수급사업자들의 이익은 적거나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현 정부는 발생된 이익을 거래참여사업자들에게 공동으로 분배한다면 공정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이러한 입장은 발생된 이익만 고려하고 이익이 발생한 과정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모순적 판단에서 기인한 것으로 이해된다. 이익을 창출하는데는 사업자의 기술력과 영업력, 시장환경, 경영자의 경영판단능력, 사업장 환경 등 다양한 요인들이 존재한다.

따라서 이것을 고려하지 않은 법률과 정책은 결국 시장을 왜곡시켜 장기적으로는 국가경쟁력과 국가경제를 퇴보하게 하는 주요 원인이 된다. 이미 선진 각국은 이러한 점을 인식하고 이익발생 자체에 대한 제도적 통제보다 이익추구과정의 불공정 행위를 통제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우리나라도 불공정한 하도급거래나 불법 이익추구행위에 대하여는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법률과 제도를 두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원사업자의 과도한 이익 문제는 이익추구 과정에서 부당한 행위가 있을 경우 공정거래법과 하도급거래법을 통하여 이미 통제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집단의 과도한 이익추구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그 어느 나라보다도 엄격한 통제를 가하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제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보다는 현존하는 제도를 보완하거나 개선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정 위원장은 이미 삼성 등의 경우 성과배분제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이익공유제를 실시하는데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현재 실시되고 있는 성과배분제는 대상이 사내 구성원으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협력업체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과는 그 본질이 다르다.

포스코가 보여준 성공모델

해법은 협력업체들에 적용가능한 현행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며, 그것은 바로 성과공유제이다. 성과공유제란 수급사업자(협력중소업체)가 공급하는 품목의 수익성 제고를 위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원사업자(대기업)와 수급사업자가 공동으로 과제를 수행해 발생하는 수익을 공유하는 제도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포스코가 성공모델을 보여준 바 있다.

이 제도는 기여도 평가가 용이하기 때문에 동반성장위에서 협력업체들에 계약서 작성 및 계약이행과 관련한 법적 지원만 한다면 제조업 전반에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익공유제보다는 실현가능한 성과공유제를 동반성장의 발판으로 삼는 현명한 정부를 기대한다.



전삼현(숭실대 교수·법학과)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