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의총 스케치… 친박계-쇄신파 갈등 파국 치닫나
당 쇄신과 재창당을 둘러싼 한나라당 내 친박근혜계와 쇄신파의 대립이 결국 파국으로 치달았다. 1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친박계가 재창당 주장을 일축하며 대대적인 공세에 나서자 쇄신파 정태근 의원이 탈당이라는 극단적 카드를 내놓는 등 양측 갈등은 절정에 달했다.
◇“박근혜가 철거용역 사장이냐” 발끈한 친박계=전날 의총에서 쇄신파의 재창당 요구에 대응을 자제하던 친박계 의원들은 작심한 듯 포문을 열었다. 재창당 여부에 대한 표결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본격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다.
최고위원을 지낸 서병수 의원 등 친박계 핵심 인사가 의총 시작과 함께 발언대에 올랐다. 이들은 “재창당에 숨은 복선이 있지 않느냐” “박 전 대표가 자기 손으로 한나라당을 일궜는데, MB(이명박 대통령)를 내몰고 당을 해체하는 악역을 하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쇄신파를 몰아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윤상현 의원은 “당을 결국 해체하자는데 비상대책위원회가 무슨 철거용역업체냐. 박 전 대표가 철거용역업체 사장이냐”며 쇄신파를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발언을 한 의원 28명 가운데 21명이 “재창당 문제가 비대위의 전제조건이 돼선 안 되고, 비대위에 전폭적 권한을 줘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쇄신파 탈당 카드로 맞서=친박계의 반발로 의총 분위기가 급반전되자 정태근 의원은 의총 도중 탈당을 선언했다. 김성식 의원도 전국위원회의 당헌·당규 개정 결과에 재창당 내용이 포함되지 않으면 탈당하겠다고 가세했다. 두 의원의 탈당 의사 표시에 의총장은 크게 술렁였고 의총은 곧바로 중단됐다.
정두언 의원은 의총 진행 중 출입기자들에게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통해 “어제는 자유의총, 오늘은 계획의총이다. 자유의총에선 재창당이 대세, 계획의총에선 재창당 불가가 다수. 이것이 한나라당의 현주소다. 이래서 재창당하자는 것이다”고 꼬집었다. 주광덕 의원도 “박 전 대표가 지게를 짊어진 상황으로 어떤 짐을 실을지, 지게 끈을 어떻게 할지는 알아서 할 일이지만 목표점은 우리가 제시할 수 있다”고 말하며 재창당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박근혜 뭐하나’ 불만도 나와=몇몇 의원들은 쇄신 논의의 중심인 박 전 대표의 의총 불참을 문제 삼았다. 심재철 의원은 “박 전 대표도 나와서 의원들 얘기를 들어 달라”고 했고, 안형환 의원은 “박 전 대표와 연락되는 분이 있으면 (탈당을 선언한) 두 의원을 만류하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전날 황우여 원내대표가 의총 말미에 “박 전 대표에게 오늘 의총 내용을 전달하겠다”고 한 발언도 논란이 됐다. 정두언 의원은 “원내대표가 일개 의원에게 무슨 보고냐”고 따졌고 황 원내대표는 “보고가 아니라 전달”이라고 해명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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