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선] 홍준표 “朴=협찬인생” 맹공

10일 앞으로 다가온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초박빙세로 전개되면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무소속 박원순 후보 간 선거전이 상대 후보 흠집내기와 인신공격으로 비화되는 등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마치 2007년 대선에서의 ‘BBK 고소고발전’을 연상시키듯 박 후보 측은 15일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과 무소속 강용석 의원을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고 강 의원 역시 16일 박 후보와 박 후보 측 송호창 대변인을 같은 혐의로 맞고소했다. 이번 선거가 내년 대선의 전초전 성격이 되면서 차기 대선주자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지원전도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16일 무소속 박원순 후보에게 제기됐던 의혹을 하나하나 다시 들추며 맹공격을 퍼부었다. 검증 공세에 대해 야권이 반격을 가하자 대표가 직접 나경원 후보 엄호사격에 나선 셈이다.

홍 대표는 서울 장충체육관 행사 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금 우리가 하는 것은 네거티브가 아니고 검증 절차”라며 “(야권은) 자신들이 선거, 인사청문회 때마다 행했던 행위를 생각해 보라. 검증이라는 명목으로 얼마나 많은 폭로를 해 왔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야권은 앞으로 선거나 장관 후보에 대해서 검증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을 하라. 그러면 박 후보 검증을 멈출 용의도 있다”고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홍 대표는 “박 후보가 백두대간 종주를 하면서 (코오롱스포츠로부터) 1000만원 상당의 협찬을 받았다고 한다. 여당 대표인 나도 등산갈 때 협찬 한번 받은 적 없다”며 “박 후보는 ‘협찬인생’을 살았다”고 꼬집었다. 또 “천안함 폭침을 이명박 정부가 자초했다고 하는데 마치 성폭력을 당한 피해여성에게 ‘왜 미니스커트 입고 다니느냐’고 뒤집어씌우는 억지 논리”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박 후보의 병역면탈 의혹, 박 후보 부인의 무허가 공사 의혹 및 해명도 거론하며 “난센스”라고 비판했다.

당이 검증 공세를 벌이는 동안 나 후보는 ‘현장 돋보기’로 이름 붙여진 현장점검 활동에 착수하는 등 정책행보를 이어갔다.

박 후보가 공사중단 가능성을 시사한 양화대교 구조개선 공사현장을 찾은 나 후보는 “공사가 중단되면 예산을 날리는 것은 물론, 모양이 안 좋고 안전에 있어서도 위험한 상태로 두는 것”이라며 “공사는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박 후보 측은 공무원을 징계하겠다는 등 무시무시한 말을 하는데, 공무원은 징계 대상이 아닌 같이 일해야 하는 대상으로 자긍심을 북돋아줘야 한다”고 반박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휴일인 이날 남산공원에서 시민들과 어울려 사진을 찍고, 사인도 해주는 등 대중과의 거리감을 좁히며 나 후보 지원에 나섰다. 특히 한 초등학생이 박 전 대표에게 안기며 “나중에 꼭 대통령 되세요”라고 말하자 “정치에 관심이 많은 어린이네요”라고 응수해 주위 시민들이 폭소를 터뜨렸다.

종로경찰서에서 가진 경찰들과의 오찬에선 “제가 요즘 문화에 관심이 많은데 젊은이들은 어떤 것을 즐기느냐”고 묻고는 “제가 영화와 뮤지컬을 즐기는데 최근 뮤지컬 ‘맘마미아’를 재밌게 봤다”며 젊은 감각을 과시하기도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가 이번 재보선 지원 유세를 계기로 ‘대국민 스킨십 강화’에 적극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유성열 유동근 기자 nukuv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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