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최철희 (14) 성도 1명 없던 ‘천사마을’ 1년새 22명으로

Է:2011-10-12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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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의 열매] 최철희 (14) 성도 1명 없던 ‘천사마을’ 1년새 22명으로

우리가 선교지에 와서 가장 하고 싶었던 일 중 하나는 교회를 개척하는 것이었다. 이 땅에 발을 디딘 이상 하나의 교회라도 세우는 것이 선교사로서의 가장 보람된 일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자주 가는 현지 교회 중엔 고려인 목사님이 목회하는 교회가 있었다. 어느 날 목사님은 “여기서 자동차로 약 15분 정도 떨어진 곳에 마을이 하나 있는데, 지금은 현지인만 살고 있다”고 했다. ‘천사마을’이라고 이름 붙은 그곳에는 교회도, 사역자도 없었다. 그리스도인이 한 명도 없는 마을인 것이다. “목사님, 그곳에 함께 교회를 개척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며칠 후 목사님과 전도사 일행과 함께 천사마을로 향했다. 우리는 한 소녀의 집을 먼저 가기로 했다. 부인은 해산한 직후였으나 당장 먹을 것이 없었다. 작은 마을회관 앞에 있는 가게에서 우선 필요한 것들을 사서 그 가정에 넣어 주고 말없이 돌아왔다.

그 일을 계기로 그 남편인 유리(가명)씨가 고맙다는 인사 차 교회에 나오게 되었고 딸들도 따라 나왔다. 그 후 나는 교회를 통해 그가 자립해 살 수 있도록 보리 씨앗과 송아지를 사서 키우도록 했다. 새끼를 낳으면 돌려주기로 했고 유리는 성실하게 그 약속을 지켰다. 하나님께서 특별한 복을 주셔서 농사도 잘됐다. 잡초만 자라던 밭에 채소들이 심어졌고, 송아지 울음, 닭 울음, 아기 울음소리가 한데 어울려 사람 사는 집같이 변해갔다. 얼굴에 버짐이 하얗게 덮였던 두 딸도 교회를 다니면서 더욱 밝아졌다. 그들의 친구도 호기심에 이끌려 따라 나오기 시작했다.

1년이 지났을 때 천사마을에서 교회에 나오는 사람들은 모두 22명이 됐다. 교회에서는 주일마다 승합차로 그들을 실어 날랐는데 승합차를 타기 위해 빨리 서두르지 않으면 자리가 없어 교회에 나오지 못하는 일도 많았다. 유리는 말을 타고 나오기도 했다.

“유리, 당신은 천사마을의 첫 열매입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을 특별히 택하셨다는 것을 늘 생각하십시오.” 그는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알고 있습니다”고 대답했고 가족과 함께 세례를 받았다.

우리가 한국으로 떠나오기 전, 유리와 성도들은 우리 부부를 위한 송별예배를 천사마을에서 드리겠다고 전해왔다. 예배실은 비닐하우스였다. 아니 사실은 밭에 나뒹구는 비닐을 주워다 이어 만든 것이었다. 마당에 말뚝을 세우고 비닐을 붙인 예배실, 그 어떤 예배당에도 비교할 수 없는 거룩한 장소였다.

유리가 고백했다. “지금 우리가 앉아있는 이 터가 하나님의 예배당이 되기를 원합니다.” “할렐루야, 그렇게 되어 질 줄 믿습니다. 아멘.” 선교사가 앞서서 교회당을 지어주는 것보다 그들 스스로 마음과 힘을 모아 예배당을 세울 수 있도록 기다려 주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들의 찬송은 감격적이었다. 천사마을의 복음화를 위한 가사를 러시아 복음성가 곡에 붙여 만든 것이었다. 오르간이나 피아노 반주도 없었다. 화음도 박자도 맞지 않은 성가대의 찬양이었지만 하나님께서 그들의 고백을 얼마나 기쁘게 받으셨을까? 그들은 찬양에 맞춰 덩실덩실 춤을 추기 시작했다. 아름답고 거룩한 춤이었다.

유리는 그곳에 조각 비닐을 이어 붙였지만 언젠가 그곳이 교회 터가 되기를 소망하고 있다. 물론 아직은 그들이 예배당을 지을 만한 재정적인 힘도, 믿음과 헌신도 부족하다. 그러나 그의 고백대로 하나님께서 친히 이루시기를 우리는 지금도 기도하고 있다.

정리=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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