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2000여명 학살한 시리아 대통령 물러나라” 오바마 나서

미국과 유럽이 유혈 시위진압을 벌이고 있는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퇴진을 공식 요구하고 나서 시리아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8일 오전(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우리는 아사드 대통령이 민주적 방식의 전환을 이끌어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물러나야 한다고 일관되게 말해 왔다”면서 “시리아 국민들을 위해 아사드 대통령이 물러나야 할 시간이 됐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명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정국 위기 해소를 위해 민주적인 개혁 이행을 촉구해 왔던 미국은 아사드 정부가 더 이상 개혁을 이행할 능력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와 함께 시리아 정부의 모든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시리아산 석유제품 수입을 금지하는 추가 제재를 내렸다. 이에 따라 미국 기업들은 시리아 석유제품과 관련된 거래를 할 수 없게 됐다. 또 이번 제재안에는 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직간접 수출 금지, 미국 기업의 시리아 투자 금지 등도 담겼다.

유럽연합(EU)도 이날 “정당성과 신뢰를 잃었다”며 아사드 정권의 퇴진을 요구했다.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시리아 국민들은 아사드 정권이 합법성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역시 공동성명을 통해 “우리는 시리아인들이 아사드 정권을 완전히 거부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아사드 대통령은 시리아의 보다 큰 이익과 국민의 통합을 위해 물러나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지난 3월 중순 시리아에서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최소 2000명 이상이 연일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한 아사드 정권의 강경 진압으로 숨졌다.

김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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