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창조, 그리고 不知의 과학 예수여! 당신의 존재로 믿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누구인가/박세웅/미래를 소유한 사람들

‘하룻밤 자고 나면 기억할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는 허망한 우리의 인생 가운데 예수님은 눈으로 볼 수 있는 진리로 우리에게 다가왔고 영원히 살아계십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믿든지, 믿지 않든지 그 사실 자체는 그분의 존재에 아무런 영향을 줄 수 없습니다. 다만 우리에게는 하나님 편에 설 것인가, 아니면 하나님을 떠나 내 생각대로 살다가 인생을 마칠 것인가라는 선택권이 주어졌을 뿐입니다.’

어느 공학자의 특별한 수업은 이렇게 시작된다. 첨단과학을 연구하는 학자이자 최고의 지성인답게 저자는 기독교에 대한 맹목적이고 추상적인 접근이 아닌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이성적인 접근으로 복음을 논한다. 책은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인 저자가 성경공부하기 원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강의를 토대로 엮은 ‘방과 후 복음학교’이다. 그의 강의는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 기독교에 대해 부정적인 사람, 전도를 믿음으로만 하려는 사람, 성경을 읽어도 감동을 못 느끼는 그리스도인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길을 아는 것과 그냥 길을 걷는 것은 매우 다르다. 저자는 인생의 갈 바를 몰라 고민하고 있는 젊은이의 고민이 무엇인지에 귀 기울였다. 취업에 대한 고민, 진급에 대한 고민, 결혼에 대한 고민 등 당장 닥친 앞날에 대한 젊은이의 고민은 그야말로 끝이 없었다. 그러나 저자는 결국 삶의 곡절마다 겪게 되는 고민과 고통을 통해 이들이 알고자 하는 것은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나는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임을 알 수 있었다.

저자는 누구나가 겪게 되는 인간 본연의 고뇌를 소재로 소통의 물꼬를 튼다. 성경의 창세기 1∼3장, 요한복음 1장, 사도행전 1장을 바탕으로 하나님의 존재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최대한 상식적이고 이성적으로 접근한다. ‘과연 신은 존재하는가’에서부터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키워드를 총 8장으로 정리했다. 각 장마다 기독교에 대해, 성경에 대해 누구나 궁금해할 법한 문제를 ‘생각해볼 문제’로 담아 내용의 깊이를 더했다.

또한 저자는 과학적인 이해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들어 창세기 1장 1절의 창조과정을 설명하고 불교의 교리를 들어 기독교의 진리를 드러내 보여주는 등 과학에서 타종교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심오한 지식과 철학을 통해 하나님의 복음을 설명하고 있다. ‘과학은 한 점에서 우주가 나왔다고 믿는데 그 무한한 에너지 덩어리인 한 점이 어디에서 왔는지 아무도 말 못합니다. 성경과 연결시켜 본다면 그 한 점은 하나님의 생각에서 나온 것입니다.’

저자는 기독교의 핵심은 죄에 대한 인식이라고 말한다. 죄에 대해 인식해도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이 다른 종교의 한계라고 지적한다. ‘우리가 죄 가운데서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우리를 죽음 가운데 구원할 구원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또 기독교의 참된 가치는 죽어서 천국에 가는 것이 아니고 우리의 존재 이유를 알게 되는 정체성의 발견에 있습니다. 절대자인 하나님을 아는 것은 우리의 모든 문제를 푸는 열쇠를 갖는 것입니다.’

책은 기존 기독교 신자들에게는 복음에 대해 새롭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고 그동안 추상적이고 맹목적인 믿음을 요구받아 기독교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던 많은 사람들에게 하나님을 좀 더 이성적으로 알아갈 수 있도록 돕는 멘토 역할을 해준다. 성경에 대한 부분적 해석, 지나치게 주관적인 해석이 난무하는 이 시대에 책은 화려한 수식어와 미사여구를 섞지 않은 ‘조금은 싱겁지만, 적어도 정직한’ 복음과 신앙, 그리고 그렇게 사는 인생을 지향하는 책이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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