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기름값 1만5000원에 점심·커피값 1만2300원… 지붕 뚫린 물가 직장인들 허덕인다

Է:2011-07-17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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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기름값 1만5000원에 점심·커피값 1만2300원… 지붕 뚫린 물가 직장인들 허덕인다

8년차 직장인 조모(31)씨는 서울 대방동 집에서 경기도 과천으로 출근한다. 아반떼 차량에 7∼8만원어치의 기름을 넣으면 일주일 정도 탄다. 하루 교통비로 1만5000원이 드는 셈이다. 남편 직장이 가까워 카풀을 하고 있지만 기름값이 더 오르면 대중교통을 이용할 생각이다. 지난 15일 점심때는 동료와 제육볶음을 먹었다. 2인분에 1만5000원. 커피전문점에서 아메리카노를 한 잔씩 마셨더니 9600원이 나왔다. 두 사람 점심과 커피값이 2만4600원, 한 사람에 1만2300원이 들었다. 밤늦게 퇴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저녁식사비까지 합하면 하루에 2만여원씩 한 달 밥값만 50만원가량 든다.

요즘은 전셋집 구하는 일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 회사 위치와 아이 맡길 곳을 고려해 판교 쪽을 알아보고 있는데 가격이 만만치 않다. 그나마 싸다는 동네도 107㎡(32평)가 3억원이 넘는다. 2억원대 아파트를 찾고 있지만 물건이 없고, 하반기에 전셋값이 더 오른다고 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조씨는 “매달 월급을 받아도 교통비, 식비 등 기본적인 지출이 너무 커 주머니는 점점 가벼워지는 느낌”이라며 “외식을 자제하고 저렴한 주유소를 찾아다니는 게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치솟는 물가에 서민들은 물론 직장인들도 허덕이고 있다. 설렁탕, 냉면 등 웬만한 점심 메뉴는 1만원을 넘은 지 오래고, 시원한 커피전문점에서 음료 한 잔을 마시려면 밥값에 맞먹는 돈을 내야 한다. 기름값도 오름세다. 지난 6일 정유사의 ℓ당 100원 할인이 끝난 뒤 강남과 여의도 등 일부 지역에선 휘발유 가격이 2300원에 육박했다. 전세 사는 사람은 전셋값이 폭등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국민은행의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를 보면 지난달 전국의 전세시세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3% 올랐다. 정부가 물가를 잡겠다고 각종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각종 소비재로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고 있다.

직장인 양모(28)씨는 한 달에 20만원이 넘는 점심값을 감당하지 못해 두 달 전부터 집에서 도시락을 싸갖고 다니기 시작했다. 양씨는 “처음엔 소외감이 들고 창피하기도 했는데 요즘엔 도시락을 싸오는 동료들이 많다”며 “5∼6명씩 모여서 먹다 보니 반찬도 다양하고 무엇보다 돈을 절약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식비, 기름값 등이 크게 오른 데다 최근 장마로 농산물 가격도 요동치고 있어 체감물가는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농수산물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적상추 100g의 소매가격은 1380원으로 한 달 전보다 120.8% 급등했다. 같은 기간 시금치 1㎏은 3230원에서 6547원으로 102.7%, 애호박 1개는 60.8%, 오이(가시오이) 10개는 38.0% 올랐다. 장마가 끝나도 태풍이 기다리고 있는 데다 올해는 추석(9월 12일)이 예년보다 열흘 이상 빨라 수확기 농산물 공급이 원활치 않아 가격 급등이 우려된다.

직장인 김수정(32)씨는 “번듯한 직장에 다니는데 뭐가 걱정이냐고 하지만 월급은 그대로인데 물가가 줄줄이 올라 통장에 쌓이는 돈이 없다”며 “좋은 직장에 다니는데도 이 정도인데 서민들은 오죽하겠느냐”고 말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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