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교회 판도가 바뀌고 있다-(中) 신흥도시가정교회의 내일] 훈련된 목회자 부각
최근 중국 사회와 기독교를 연구하는 학자들 중에 가정교회 문제의 ‘투어민(脫敏·금기를 깨고 공개적으로 다루자는 의견)’을 주장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중국사회과학원 농촌연구소 위젠룽(于建嶸) 교수에게 2007년 10월부터 2008년 11월까지 국가연구 프로젝트인 ‘중국 가정교회의 현황과 미래’라는 연구를 진행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는 중국이 2005년 3월 발효된 ‘종교사무조례’에 따라 교회를 엄중 관리, 감독하려 한다는 것이다.
◇‘종교사무조례’ 위헌요소 있다(?)=7장 48조항으로 이뤄져 있는 이 조례는 정부의 종교관리 능력 강화는 물론 사전 허가에 따른 대만 등 해외 종교계와의 교류 등을 폭넓게 언급하고 있다. 국가기관에 개인 또는 단체 이름으로 정식 등록하지 않으면 종교 활동을 불허하는 규정도 있다. 종교시설에 대한 몰수, 불법 소득에 대한 벌금, 구속 등 처벌조항도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이 조례를 공산당의 종교 통치라는 중국판 종교자유 관리권의 확대, 내부 체제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려는 노림수로 평가한다. 지난달 10일 리톈언(李天恩) 등 20명의 가정교회 지도자들이 ‘서우왕교회 사태’와 관련해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에게 보낸 청원서에서 현행 종교사무조례에 위헌 요소가 있는지 심사해 달라고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국 현실에 맞는 기독교 모델을 찾는다=그동안 가정교회에는 ‘사다’(四多)’ 현상이 뚜렷했다. 즉 노인과 저학력자, 여성 신도가 많았다. 또 농촌중심이었다. 하지만 현재 신흥도시 가정교회 구성원들은 기업가, 교수, 문인, 화가, 연예인 등 매우 다양해졌다. 목회자들도 외국 유학이나 해외 선교사들과의 지속적인 교류 등을 통해 해외의 좋은 목회 프로그램들을 숙지하고 있으며 이를 중국 현장에 맞게 재구성해 나가고 있다. 직장선교, 가정사역 등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자체 홈페이지뿐 아니라 ‘살구꽃(杏花)’ ‘교회(敎會)’ ‘감람나무(橄欖樹)’ 등 전문잡지를 펴내는 교회들도 늘고 있다. 자칫 반지성주의, 신비주의에 휩쓸릴 수 있는 전통 가정교회의 신학적 불균형을 바로잡아 가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특히 2008년 쓰촨(四川)성 지진 후 도시 가정교회 지도자 간 모임과 사회적 책임 논의가 빈번해지면서 목회자들은 ‘중국인에 의한’ ‘중국인을 위한’ 교회와 목회 모델, 신학과 실천 방안을 찾는데 골몰하고 있다.
◇풀어야 할 숙제 또한 많다=왕백석 선교사는 “도시 가정교회 리더들은 순회 전도자에 의존했던 과거 가정교회와 달리 장단기 목회계획을 갖고 사역하며 사회 참여의식과 책임감도 남다르다”면서 “정부의 압력에 대처하기 위해 기존의 법체계를 활용할 줄도 안다”고 밝혔다. 최근 몇 년 사이 도시 가정교회 출신 변호사들이 탄압받는 교회 및 소외계층을 위해 인권신장 운동을 펼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몇몇 도시 가정교회 목회자들은 일단 정부의 경계대상이 되고 있다. 이들과 해외 교계(인권단체 포함) 간 네트워크가 점차 견실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중동발 재스민혁명 열기의 중국 상륙을 우려해왔던 정부로서는 기독교 세력이 국내 불만세력과 연대하거나 민주화 시위에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차이나네트워크연구소 왕이 연구원은 “도시 가정교회는 기독교가 국가에 반하지 않고 애국의 모체임을 각인시켜야 할 과제를 떠안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부 또한 탄압하면 할수록 교회는 더 불같이 일어난다는 역사적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왕 연구원은 “정부는 교회를 체제 내에 편입시키려 할 때 삼자회로 무조건 들어오라는 태도보다는 ‘제3지대’를 마련해놓고 선택하게 하는 게 더 현명할 것”이라고 했다.
도시 가정교회는 정부와의 갈등 해결 외에도 교회 내적으로는 세속화와 싸워야 하는 숙제가 있다. 농촌 중심 리더십과 도시의 신세대 목회자 간 하모니, 국내외 정규 신학교 학위 소유자와 비학위 목회자 간 파트너십 구축도 녹록지 않다. 베이징 시안교회 김명일 목사는 “교회가 점차 대형화되면서 단순한 설교자가 아니라 목회자를, 평신도 목회자가 아니라 보다 훈련된 전문 목회자를 요구하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가정이나 아파트단지에서 은밀하게 집회를 하던 과거와 달리 오피스텔에서 보다 공개적으로 예배를 드리면서 장소 및 예배 형식의 변화가 불가피해졌다”고 했다. 임차 건물에서 더 이상 예배를 드릴 수 없도록 정부가 의도적으로 개입하는 한 제2, 제3의 서우왕교회 사태를 피할 수 없을 거라고 김 목사는 예상했다.
함태경 기자 zhuanji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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