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벨트 입지 발표] 영남의원 “잘못된 결정”… 호남의원 “재심사 해야”

정치권도 사분오열

정부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 선정 결과 발표에 정치권은 16일 찬반으로 갈려 하루 종일 들끓었다. 여야를 불문하고 영호남 의원들은 정부 결정에 거세게 반발하면서 후속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반면 충청권 의원들은 대체로 안도하는 분위기 속에 환영 입장을 밝혔다.

대구·경북·울산을 중심으로 한 영남권 의원들은 ‘정부의 이번 결정은 잘못된 것’이라며 향후 개선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대구·경북 지역 의원 11명은 정부 발표 직후 의원회관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입지 평가표와 회의록 공개 및 교육과학기술부 관련 책임자의 처벌 등을 요구했다. 또 “향후 국회 입법권과 예산권으로 대구·경북 지역의 과학연구 환경을 만족할 수준으로 올려놓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정부 발표에 앞서 감지됐던 폭발 일보 직전 분위기는 한풀 꺾였다. 한나라당 경북도당위원장인 이인기 의원은 “정부의 결정에 승복하는 것은 아니나 국가의 구성원으로서 국가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전날부터 이어온 단식농성도 “계속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집권여당 의원들이 갈등과 분열을 부추기는 데 앞장서서는 안 된다는 당내 자중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민주당 소속의 광주·전남 의원들은 재심사를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손학규 대표는 과학벨트 입지 선정 관련, “국가와 국가리더십이 국민의 신뢰를 잃고 더 나아가 국론분열을 조장하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소속의 충청 출신 의원들은 과학벨트 입지 확정을 반기는 기색이 역력했다. 대전이 지역구인 선진당 권선택 원내대표는 “정부가 충청권에 과학벨트를 조성키로 결정한 것은 다행”이라며 환영했다.

민주당 변재일(충북 청원) 의원도 “세종시가 배제된 상황에서 대덕이 과학벨트 최적의 입지”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민주노동당은 대변인 논평에서 “과학벨트 입지 선정은 정략적 이해관계에 따라 논란만 키워 왔다”면서 “과학벨트가 본래 취지와 목적에 맞게 추진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 정동영·정세균 최고위원과 김춘진 전북도당위원장을 비롯한 전북 출신 의원들과 김완주 전북지사 등 300여명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의 진주 일괄 이전 방침에 반발, 청와대를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이명박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분수대 앞에서 연좌농성을 벌였으며, 최규성 의원은 삭발을 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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