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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풍향계-전성훈] 북한 주민의 마음을 잡자

[시사풍향계-전성훈] 북한 주민의 마음을 잡자 기사의 사진

지난 해 두 차례 북한의 공격을 당한 우리사회는 많은 내홍을 겪었다. 천안함 사태에서 우리군의 위기관리 능력이 비판을 받았고, 천안함 침몰의 원인을 둘러싸고 벌어진 국론분열은 시대의 일그러진 초상화였다. 연평도 포격 사건에서 드러난 우리 군의 약점을 보고 많은 국민들이 실망한 것은 물론, 외국에서조차 ‘한국군이 예상외로 약하다’는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연평도 사건 이후, 군이 심기일전의 각오로 전열을 정비하고 사병들의 자원입대가 늘어나는 등 국가안보에 대한 국민의식이 고양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또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 국민들은 군사위협을 가하는 북한군과 북한정권에 대해서 매우 엄중한 시각을 갖게 되었다. 북한지도부가 변하지 않았고, 무력통일 전략을 고수하고 있으며, 위장평화 전술로 우리사회를 혼란에 빠뜨리려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적과 형제’ 딜레마 풀어야

북한군 책임자가 ‘핵 성전’까지 운운하는 상황에서 올해의 남북관계도 순탄치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북한의 도발위협에 불안해하고 두려움에 떠는 것이야말로 북한정권이 진정 원하는 바이다. 북한의 위협을 잊어서는 안 되지만 우리 스스로 걱정을 증폭시켜서도 안 된다. 북한이 노리는 것이 우리사회의 분열과 자중지란이기 때문이다.

이제 새롭게 각오를 다진 군을 믿고, 국민 개개인은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바 책무를 성실하게 수행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단합해서 이기는 길이다. 학생은 학교와 도서관에서, 회사원은 기업과 수출전선에서, 근로자는 공장에서 평소와 다름없이 의연하게 자기의 역할을 다할 때, 우리의 국력이 모아지고 북한정권이 섣불리 넘볼 수 없게 된다.

새해의 대북정책은 북한의 정권과 주민을 구분하는 이원적 틀에서 남북관계를 관리해나가는 데 모아져야 한다. 북한에는 정권과 주민이라는 두 개의 실체가 존재한다는 인식 하에, 정책을 차별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정권에 대해서는 엄정한 원칙과 잣대를 내세워 대처하되 동포들에 대해서는 민족애의 차원에서 베풀고 지원해야 한다.

그동안 많은 이들이 남북관계는 동전의 앞뒷면처럼 ‘적과 형제라는 양면성’이 있다고 말해 왔다. 이런 관점에서는, 동포라고 도와주려니 적이라는 점이 걸리고, 대적해서 맞서려니 동포라는 점이 걸려서 어중간한 입장을 갖기 쉽다. 많은 국민들이 북한을 보는 관점에 혼란을 겪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동포를 돕는다는 구실로 실제로는 정권을 지원하는 잘못된 정책을 펼 수도 있다. ‘퍼주기’, ‘끌려 다니기’로 비판받은 대북정책이 여기에 속한다.

정권과 주민을 구분하는 ‘이원화 대북정책’을 통해 우리는 남북관계에 양면성이 있다고 믿음으로써 범했던 오류에서 벗어날 수 있다. 북한정권을 정치적인 실체로 인정하고 대화는 하되, 그들의 대남 적화통일 전략에 도움을 주는 교류와 지원은 삼가게 될 것이다. 동시에 동포들에 대한 정신적, 물질적 지원을 통해 이들이 독재치하에서 겪는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다. 즉 북한주민을 위한 인도주의와 인권 정책을 펴는 것이다.

통일 위한 각오 새롭게

새해에는 통일에 대한 각오도 다져야 한다. 북한이 나이 서른도 안 된 후계자를 내세우고 핵카드로 소란을 피우면서 군사도발을 일삼는 것은 그만큼 내부사정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북한의 내부 불안정은 한반도의 현상 변경, 즉 통일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일의 기회를 확실하게 잡기 위한 전제조건은 북한동포들이 남한 주도의 통일을 원하도록 만드는 데 있다. 이런 점에서, 이원화 대북정책은 북한주민의 마음을 사서 통일의 기반을 닦는 통일 지향적 대북정책이다. 2011년은 대북정책 이원화의 원년이 되어야 한다.

전성훈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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