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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풍향계-한용섭] 국익 확장의 기회를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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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5월 프랑스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500명의 군대를 파견해 육해공군 합동기지를 만들었다. UAE가 자국 군대를 현대화하기 위해 프랑스의 노하우를 획득하려고 요청한 것이기도 하지만 프랑스는 신예전투기인 라팔을 UAE에 팔기 위해서 그렇게 했다. 라팔 판매 건은 아직 성사되지 않고 있다. 프랑스가 UAE에 군대를 파견한 것은 중동에서 자국의 이익을 적극적으로 추구할 전략적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서지만, UAE가 한국과 400억 달러에 달하는 원전수주 계약을 맺자 다급해진 측면도 있었다.

재래식 위협이 사라진 21세기에 선진 각국은 국가안보를 위해 방어적인 목적에만 사용했던 군사력을 포괄적인 국가 이익의 확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찾고 있다. 국제 평화유지와 건설을 위해 분쟁지역에 평화유지군을 파병하는 사례는 대폭 증가하였으며, 평화스런 지역에도 상대국가가 원한다면 적극적으로 군대를 파견하여 중장기적으로 국익 확보를 지원하고 있다.

기존의 파병과 성격 전혀 달라

한국이 UAE에 군을 파견하려는 것은 UAE가 국가전략산업인 원자력발전소를 경계하는 데 필요한 자국 특전사요원을 양성하기 위해서 한국에 군교육지원단을 요청한 데서 비롯되었다. UAE는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오만, 카타르 등과 걸프만협력이사회(GCC)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UAE는 인구 819만명에 군대는 5만7000명으로, 친서방국가이며 외교와 경제력에 걸맞은 군의 현대화를 원하고 있다. 즉, 걸프만에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자 군을 발전시켜야 할 필요성을 느끼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으로부터 도입하여 건설하려는 원자력발전소를 지키기 위해서 그들의 특전사 병력 확충을 꾀하고 있다. 그들이 한국 특전사로부터 교육과 훈련의 지원을 요청하는 까닭이다.

지금까지 한국은 해외 파병을 할 때, 미국 또는 유엔과 국제사회의 요청에 응하여 실시했다. 이번의 군 파견 문제는 과거의 파병과 그 성격이 판이하다. 사실 UAE의 특수군을 교육 지도하러 가는 것이기 때문에 파병이라기보다 군사교육지원단의 파견이다. UAE의 군부대 안에서 거주하게 되므로 UAE가 우리 군의 안전을 지켜주는 것이 된다. 그리고 우리의 UAE군 교육지원은 한국과 UAE의 외교와 경제, 안보관계를 격상시키고 국가이익을 확장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UAE에 파견하게 될 군사교육지원단은 가장 안전한 곳에 가게 될 것이다. 한국의 선진 군교육시스템을 전수함으로써 UAE가 스스로 산업 안보를 지키는 데 우리가 도움을 주게 될 것이다. 여기서 양국 간 신뢰가 싹트고 GCC 국가들의 한국에 대한 신뢰가 자라게 되며 장기적으로 중동지역에서 우리의 에너지 안보와 국익 증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UAE를 전략적 교두보 삼자

지금까지 미국 영국 호주 등 선진국들은 UAE를 비롯한 걸프만 지역에 전략적 교두보를 가지고 있었다. UAE가 우리와의 군사협력을 증진시키자고 요청한 마당에 협력을 시작할 기회를 놓칠 것인가. 그럴 수는 없다. 우리가 그곳에 발을 디딜 때, 한국의 글로벌 코리아 이미지도 제고하고, 아덴만과 소말리아의 해적 예방과 퇴치에도 간접적으로 기여하게 될 것이다. 우리의 도움으로 UAE가 평화적 원자력 산업을 안전하게 발전시키게 되면, 이웃 국가들에 대한 진출기회도 열리게 될 것이다.

우리가 왜 UAE에 T-50훈련기를 수출할 수 없었던가를 곰곰이 돌이켜 보면서, 이번에 UAE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는 반드시 살려야 할 것이다. 우리 국내에서 좁은 고정관념과 당리당략에 사로잡혀서 중장기적 국익 확장의 기회를 잃을 것이 아니라 대승적 차원에서 국익 확장의 기회를 잡기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할 것이다.

한용섭(국방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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