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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풍향계-박덕배] G20 서울회의, 아쉬움보다 더 큰 기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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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12일 끝이 났다.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2, GDP의 85%를 차지하는 전 세계 최상위 경제협력회의가 ‘서울선언’으로 마무리되었다.

이번 회의에서의 논의는 기존 의제(Follow-up agenda)보다 의장국인 우리가 제시한 여러 신규 의제(New agenda)로 나뉠 수 있다. 그 가운데 단연 핵심은 최근의 글로벌 환율 전쟁을 잠재울 수 있는 글로벌 환율 공조의 성사 여부였다. 주요국 간 자국 통화가치를 둘러싼 보복관세 도입, 보호주의 무역 및 자원의 무기화 등 갈등이 점점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 조율

‘서울선언’을 통해 지난 토론토 회의에서의 많은 미해결 의제들이 결론에 이른 것만 해도 큰 성과이지만 사실 우리는 1985년 플라자합의 때처럼 글로벌 환율 공조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사항 합의안이 도출되기를 내심 기대하였다. 그러나 시장결정에 따르는 환율제도 지향을 위한 구체적 이행 일정을 제시하고 균형 잡힌 경상수지를 유지하는 다양한 실천방안을 제시하는 정도에서 그쳤다. 이는 플라자합의가 당시 냉전시대에 G5 선진 민주주의 국가 간의 공조였다면, 지금의 G20 환율 공조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구조 속에 G20이라는 다자협의체 하의 논의인 만큼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의 합의와 이행에 어려움이 따랐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불균형의 주요 원인인 중국 위안화 절상 문제를 직접적으로 조율하는 것에도 근본적인 한계가 있었다. G20 핵심국가들이 지난달 경주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시장 결정적 환율제를 이행하기로 해놓고도 얼마 전 미국이 6000억 달러 규모의 제2차 양적완화 정책을 구사하고, 중국이 위안화 절상을 머뭇거리는 것 등이 현실적으로 실행 가능한 합의의 어려움을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점보다도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에 따른 다양한 기대효과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정상회의 개최로 한국의 국가브랜드가 제고되었다. 그동안 우리의 다양한 매력에도 불구하고 분단국가, 외환위기 국가 등의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항시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를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에 우리나라가 세계 유수 미디어에 집중 조명되면서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한국의 긍정적 이미지가 제대로 평가되면서 한국의 국가브랜드 수준이 한 단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둘째, 국가브랜드 향상을 바탕으로 한 간접적인 경제적 효과이다. 기업홍보 및 이에 따른 수출 증대, 그리고 해외자금조달비용 절감 등의 효과가 앞으로 서서히 나타날 것이다. 특히 이번 정상회의와 동시에 진행되었던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은 향후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리더십 중심에 설 기회

셋째, 무엇보다도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우리나라가 새로운 국제무대 리더십의 중심에 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가졌다. 서울 G20 정상회의는 G7 국가가 아닌 나라에서 열리는 최초의 회의이고, 개발 의제를 처음으로 다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 우리나라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면서 개도국 경제개발 이슈 등을 통해 비회원 개도국에까지 영향력 행사를 기대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제개발, 외환위기 극복, 금융위기 탈출 등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 등을 전수하고, 개도국의 가장 큰 숙제인 빈곤 해소와 경제 발전을 도모하여 선진국과 개도국 간 개발 격차 축소에 기여하면서 국제 사회에서 ‘소프트 파워’를 키울 수 있다.

이번 서울 G20 정상회의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따르지만 의장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성공적 개최에 대한 긍지와 기대가 크다.

박덕배 현대경제硏 전문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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