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휴대성’… 태블릿PC 바람도 거세진다

입력:2010-09-19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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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열풍에 이어 태블릿PC 바람이 몰려온다. KT가 지난 10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 태블릿PC ‘아이덴티티탭’ 출시로 포문을 연 데 이어 다음달 SK텔레콤이 삼성전자 ‘갤럭시탭’을, LG유플러스가 4분기 중에 LG전자 태블릿PC를 내놓을 예정이다. 태블릿PC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낸 주역인 애플 ‘아이패드’도 11월쯤 KT를 통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패드 돌풍으로 기대감 증폭=태블릿PC는 소형(10인치 이하) 터치스크린 PC로, 크기와 기능 면에서 스마트폰과 노트북PC 사이에 위치하는 모바일 기기다. 일반 노트북보다 기능은 떨어지지만 휴대성과 사용 편의성이 뛰어나며, 스마트폰보다 화면이 커 쓰임새가 많다. 신문, 잡지, 전자책, 게임 등을 즐기기에 좋고 디지털 교과서나 강의 동영상을 보는 교육용 기기로도 적합하다. 병원에선 진료 보조 기구로, 음식점에선 메뉴판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태블릿PC는 이 같은 장점을 앞세워 넷북, 전자책 단말기, PMP(휴대용 동영상 플레이어) 등을 빠르게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휴대전화나 PC(데스크톱 및 노트북)를 당장 대체하기는 어렵겠지만 이들 기기를 보완하는 ‘세컨드 디바이스(Second Device)’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 4월에 나온 아이패드가 해외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태블릿PC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기대감도 한껏 부풀어 있는 상태다. 이동통신사들은 스마트폰보다 동영상 활용도가 높은 태블릿PC 보급을 통해 데이터 매출 증대를 노리고 있다.

◇아이패드 vs 갤럭시탭=가장 큰 관심거리는 아이패드와 갤럭시탭의 맞대결이다. 애플과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격돌하는 데 그치지 않고 태블릿PC 부문에서도 맞붙게 됐다.

애플이 최근 공개한 새로운 아이패드 운영체제 ‘iOS 4.2’의 개발자 버전에는 한글 지원 기능이 추가됐다. 국내 도입의 걸림돌이었던 한글화 문제가 해소된 것이다. iOS 4.2버전은 11월에 정식 배포될 예정이어서 그 즈음에 한국에서 아이패드가 출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성전자가 지난 2일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0’에서 처음 선보인 안드로이드 OS 기반의 갤럭시탭은 다음달 초 SK텔레콤을 통해 국내 출시될 예정이다.

아이패드와 갤럭시탭은 기본적인 쓰임새와 화면 해상도, 중앙연산처리장치(CPU) 속도 등은 엇비슷하지만 나머지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 우선 화면 크기와 제품 무게가 다르다. 아이패드는 9.7인치에 680븓으로, 편하게 앉거나 누운 채 두 손으로 쥐고 쓰기에 적합하다. 반면 갤럭시탭은 아이패드보다 작고(7인치) 가벼워(380븓) 들고 다니면서 쓰기에 좋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갤럭시탭에 대해 “한 손으로 들고 다녀도 부담 없는, 휴대성과 가독성이 모두 강화된 기기”라고 설명했다.

또 갤럭시탭은 아이패드와 달리 카메라가 탑재돼 있으며 영상통화 기능과 어도비의 플래시 기능도 지원한다.

다만 애플리케이션(앱) 활용도 면에선 아이패드가 앞선다. 애플 앱스토어가 앱 수에서 안드로이드마켓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패드 전용 앱만 따져도 1만개가 넘는 반면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PC에서 볼 수 있는 콘텐츠는 아직 미미하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자체 앱 장터인 삼성앱스를 통해 전용 앱을 내놓겠지만 당장 아이패드의 콘텐츠 경쟁력을 따라잡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도 관건이다. 성능에서 큰 차이가 없다면 가격이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신 사장은 갤럭시탭 가격에 대해 “아직 숫자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갤럭시S보다는 비쌀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아이패드 가격은 와이파이(무선랜) 모델이 499달러(58만원), 와이파이·3세대(G) 이동통신망 겸용 모델이 629달러(73만원)다.

◇다양한 태블릿PC 봇물=삼성전자 말고도 많은 제조사들이 안드로이드 기반 제품으로 아이패드에 도전하고 있다. LG전자도 4분기 중 ‘옵티머스’ 시리즈의 하나로 안드로이드 태블릿PC를 내놓을 계획이다. LG전자 측은 “아이패드보다 업무 활용도가 높은 제품이 될 것”라고 말했다.

엔스퍼트, 아이스테이션, 삼보컴퓨터 등 국내 중소·중견 업체들도 경쟁에 합류하고 있다. KT가 지난 10일 출시한 아이덴티티탭은 엔스퍼트가 생산하는 보급형 제품이다. 7인치 화면에 안드로이드 2.1버전, 1㎓ CPU, DMB, 300만 화소 카메라 등을 탑재했다. 와이브로 신호를 와이파이로 변환해주는 ‘에그’와 함께 사야 하는데, 24개월 의무사용 조건으로 월정액 2만7000원 요금제에 가입하면 두 기기 값이 모두 무료다.

PMP 업체 아이스테이션은 미니(5인치) 모델과 3D 패널을 적용한 제품 등 3종의 태블릿PC를 이달부터 11월 사이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삼보컴퓨터도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에 7인치와 10인치 제품을 연달아 내놓을 계획이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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