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형 앞에서 두근두근… 이것도 심장병?

지나치게 가슴이 두근거리고, 식은땀을 흘리는 증상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른바 심계항진 (心悸亢進) 환자들이다. 심계항진(心悸亢進)’은 심장박동이 불규 칙하거나 빨라져 불쾌하게 느껴지는 증상을 말한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심계항진과 함께 어지럽거나, 흉부 통증이 느껴질 수도 있고, 속이 메슥 거릴 수도 있다. 대개 심장의 문제로 발생한다. 하지만 반드시 심장 문제로 심장박동에 이상 이 생기는 것만은 아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심계항진은 심장병 외에도 약물, 음식, 스트레스, 범불안장애와 같은 정신적 요인, 갑상선기능항진증 등에 의해서도 유발된다. 가슴이 지속적으로 두근거릴 때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해 알아본다.

◇심계항진은 모든 심장병의 초기 경보=누구나 화가 날 때, 다른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할 때, 심하게 달리기를 했을 때처럼 몹시 흥분하거나 긴장된 상황, 심한 운동을 할 때는 평소와 달리 가슴이 두근거리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는 심장박동이 빨라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증상이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나타나며 아울러 맥박이 건너뛰는 느낌이 들거나 가슴이 ‘쿵’ 하고 내려 앉는 느낌, 심장이 갑자기 멈추는 듯한 느낌 이 든다면 심장병의 일종인 부정맥을 먼저 의심해 봐야 한다. 심계항진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나타난다. 내과적인 원인으로는 부정맥이 가장 흔하다. 일반적으로 맥박은 1분당 60∼100회가 정상이다. 가슴이 두근거려 맥박수를 재봤을 때 이보다 빨리 뛰거나 불규칙적으로 뛴다면 부정맥을 의심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단순 부정맥은 흥분, 과로, 스트레스에 의해 누구에게나 흔히 나타나며 별다른 신체의 손상을 초래하지 않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부정맥이 생긴 이유가 심장병에 의한 것일 때다. 심근경색이나 협심증, 심장 기형, 선천성 심장병, 심부전 등에 의해 생긴 부정맥을 방치하면 갑자기 흉통과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나 실신할 수 있다. 심할 경우 돌연사 위험도 높아진다. 이밖에 몸의 모든 대사가 지나치게 활발해지는 갑상선기능항진증이나 갱년기증후군 역시 심계항진을 일으킨다. 또 우울증이나 스트레스 등 정신적인 문제도 있다.

◇과도한 스트레스와 음주, 흡연도 원인=특히 40대 이상의 직장인들에게서 나타나는 심계항진은 심장에 특별한 이상 없이도 과도한 스트레스 및 음주와 흡연, 과로가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스트레스나 과로 때문에 심실이나 심방이 조기수축 됨으로써 두근거림을 느끼는 것이다. 이 때는 심계항진의 원인이 되는 상황을 피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만으로도 대부분 호전된다. 불안 증상이 과도하게 나타나는 범불안장애가 있는 경우에도 가슴이 자주 두근거릴 수 있다. 범불안장애는 불안해 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도 정도 이상으로 지나치게 불안해지는 경우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이 장애를 갖고 있는 환자들은 안절부절 못하고 짜증을 잘 내며 예민하다. 또 닥치지도 않을 위험을 걱정하고 최악의 사태만을 상상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는 필요 이상 가슴을 뛰게 하는 정신적 요인을 찾아 걸러내는 치료가 필요하다.

심계항진을 예방하기 위해선 가장 흔한 원인인 심장병에 걸리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기름진 음식 섭취를 줄이고 적당한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심장은 물론 갑상선에도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판명됐을 때는 카페인 및 알코올과 니코틴 섭취, 스트레스, 과로 등 심계항진이 유발되는 상황을 피해야 한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김성순 교수는 “평소와 달리 가슴이 뛰는 데 특별한 원인이 없다면, 그것도 지속적으로 계속 가슴이 두근거린다면 맥박이 정상 범위인지를 수시로 체크해 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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