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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풍향계-길병옥] 强軍, 군수체계 혁신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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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를 지나다 보면 종종 차가 멈춰 있는 경우를 발견한다. 새 차인데 엔진이 멈춘 경우도 있고 부품 결함이 원인인 때도 있다. 물론 운전자의 부주의나 운전미숙이 원인일 수도 있다. 첨단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술력이 세계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지만 아직은 기술적 결함을 완전히 극복한 것 같지는 않다.

이런 양상은 국방 분야에서도 나타난다. 최근 국내 기술로 개발된 무기류에서 잇따라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기술연구개발(R&D) 분야의 적은 예산과 전문인력 부족, 무기체계 개발에서부터 시험평가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분에서 부실이 드러나고 있다.

‘전략적 軍需’에 초점 맞춰야

그간 군 연구기관이나 민간업체들은 참으로 열심히 선진기술을 따라잡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 왔다. 그러나 선진국에서는 국방R&D 예산이 국방 예산의 평균 10%를 차지하고 있는 데 비해 우리나라는 5%에 불과하다. 국방과학기술 수준 역시 선진국의 약 70%에 그치고 있다. 첨단 무기체계의 획득비용뿐 아니라 배치된 무기체계의 운영유지비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이런 점을 종합해 본다면 한국군의 군수(軍需)체계의 개혁은 시급하다. 특히 과거보다 높은 투명성과 책임성을 요구하는 시대적 상황을 감안하면 절실한 과제다.

효율적인 군수체계 확립을 위해 국가전략적 차원에서 제시하는 방향과 일치하는 ‘전략적 군수’가 필요하다. 제한된 예산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 및 국방선진화위원회 등에서 제기한 군사전략과 군 전력의 효율적 운용에 부합되는 군수체계를 갖춰야 한다.

두 번째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군수는 작전수행의 지원 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이라크전에서 증명됐듯이 최첨단 무기를 제대로 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작전시간에 정확하게 맞춰 무기류를 조달하는 군수는 미래전을 승리로 이끄는 총체적인 예술이다. 따라서 무기체계 관련 개념연구, 탐색 및 체계개발, 양산 및 시험평가, 실전배치 등 전반에 걸친 무기체계의 총 수명주기를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세 번째로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혁신적 마인드를 도입해야 한다. 무기체계는 개발 주체가 국가 또는 소수의 민간업체가 될 수밖에 없다. 제한된 시장으로 경직된 운영을 하기 십상이다. 안보사항과 관련돼 보안을 유지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이에 따른 폐쇄성은 자칫 불투명한 거래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와 같은 시스템으로 무기개발 과정이 운용된다면 무기류 사고가 재발할 가능성이 크다.

네 번째로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추진력, 정책의 지속성이 필요하다. 군수 분야는 그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사건이 발생할 때만 반짝 관심을 갖고 일부 개선됐을 뿐 근본적인 개혁은 이뤄지지 않았다. 단기간에 바꿀 수 있는 분야도 아니다.

다섯 번째로 우수한 전문인력의 양성이다. 우수한 인재와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군수 분야의 지속적인 인사관리를 유지해야 한다. 선진 경영기법은 물론 선진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과 훈련을 실행하고 전문성에 맞는 처우개선도 필요하다.

‘10만 양병설’은 현재진행형

군수혁신은 국가전략적 차원에서 거시적인 안목을 가지고 획기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군수가 시급한 이유를 다음 두 가지 사례를 제기하면서 결론을 맺고자 한다.

율곡 선생의 10만 양병설이 실패한 이유는 10만 병사를 양성할 충분한 곡식과 장비가 부족했고 군수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인재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걸프전을 승리로 이끈 배경에는 합참의장 콜린 파월의 탁월한 지도력이 있었지만 실제 그 뒤에는 효율적인 군수지원을 성공적으로 수행해낸 군수사령부 윌리엄 거스 파고니스 사령관이 있었다.

길병옥(충남대 평화안보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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