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사업으로 자수성가한 위운미 집사, 어려운 이웃 위해 사랑의 전천후 봉사

20여년 전의 그녀는 미약했다. 일산 원당의 14평 미용실 ‘미스파마’의 20대 ‘미스’ 원장. 셔터문을 내리고 돌아서면 해질녘 농촌의 풍경이 그녀의 눈앞에 펼쳐졌다. 미용 가위 한 번 안 쥐어본 그녀는 남대문 새벽시장에서의 장사 경험 하나만 믿고 무작정 미용실을 냈다. 미용 기술자 1명과 보조 1명을 두고 자신은 경영을 맡았다. 위운미(48·순복음원당교회 집사·사진) 아이디헤어 대표의 이야기다.

2010년 6월 현재, 위 대표는 일산에만 10여개, 서울 등지를 포함하면 총 17개의 미용실을 운영하는 미용 그룹의 CEO다. 연간 매출이 무려 200여억원에 달한다.

그를 만난 곳은 일산 웨스턴돔점 SiD헤어숍이었다. 150여평 규모로 1, 2층을 통째로 쓰고 있었다. 직원들이 건네는 인사말은 “환영합니다”였다. 긴 생머리에 짧은 원피스, 흰 색 가보시힐 샌들에 스팽글 핸드백까지. 쉰을 바라보는 나이가 믿기지 않았다.

위 대표는 20여년간 미용실을 키워오면서 ‘미(美)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한 달에 최소 세 번은 노인과 장애인을 찾아 가 커트, 파마를 공짜로 해줬다. 교회에서도 미용과 관련한 봉사활동이라면 위 대표 몫이었다. 매달 홀트아동복지회와 컴패션 등에도 후원금을 보냈다. 소아암 환아 후원도 잊지 않는다. 고아와 가난한 병자는 도와야 할 대상 1순위다. 지금껏 기부한 금액을 돈으로 환산하면 신혼부부 전셋집 한 채 값은 될 거다. 봉사란 그에겐 축복의 시작이었다. 도울 수 있는 능력과 건강을 주신 하나님의 축복인 것이다.

하지만 그의 지난 삶은 바람 앞의 등불이었다. 무직자 부모를 모시고 사는 것도 모자라 가난 때문에 온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야 했다. 늘어나는 건 빚, 기댈 데라곤 점쟁이뿐이었다. 점쟁이들은 “네 조상 때문”이라며 부적을 써주거나 푸닥거리를 강요했다. 상황은 갈수록 나빠졌고 모친이 병까지 얻게 됐다. 벼랑 끝에 선 모친은 “예수 안에 들어가 예수팔자로 바꿔보자, 조상이 문제면 조상을 뒤엎자”며 위씨에게 교회에 다니자고 제안했다.

그의 인생은 그때부터 달라졌다. “교회를 다니려고 보니 일수쟁이 아줌마가 떠올랐어요. ‘할렐루야’라며 매일 가게에 찾아와서는 ‘사탄아 물러가라’라며 돌아가던 아줌마였죠.”

일수를 놓던 이는 교회 전도왕 출신이었다. 집안과 가게를 온통 도배한 부적들을 목사님의 손을 빌려 떼고, 밤낮으로 전도왕 출신 일수쟁이에게 예배 참여를 강권당한 뒤에야 하나님을 만났다.

“너희가 하는 일은 잘 될 것이다 못 될 것이다 너희가 말하지 말라. 발걸음 인도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니라.” 수요예배 때였다. 조용기 목사의 설교 방송을 듣는 중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왔다. 20년 전 일이다. 이후 새벽예배, 수요예배, 철야예배, 성령대망회 등 모든 예배와 기도회에 참석했다. 조 목사의 지성전 건립은 그의 비즈니스 모델이 됐다. 외환위기와 2002년 유방암 수술 등 위기는 매번 찾아왔다. 그녀는 기도와 중보로 이겨냈다.

회심 이후 매주 금요일 사업장에서 전 직원 예배를 드리고 있다. 매주 수요일에는 성경모임도 갖고 있다. “사업장예배가 축복의 통로였습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저희 예배에 와주시는 지역장님과 권사님, 그분들의 눈물기도가 저희를 도왔습니다.”

위 대표의 비전은 행복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일이다. 아이디헤어의 직원들뿐 아니라 고객들도 하나님의 축복을 경험하리라 확신한다. 그는 현재 미용에 관한 모든 산업을 한자리에 모아놓는 뷰티 플렉스 프로젝트를 놓고 기도하고 있다. “매우 큰 사업이에요. 제가 여기까지 올 줄은 몰랐죠. 하나님이 하신 일이에요.”

이경선 기자 boky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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