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칼럼 > 시사풍향계

[시사풍향계-정홍철] 우주 상상력과 나로호

[시사풍향계-정홍철] 우주 상상력과 나로호 기사의 사진

밤하늘의 별이나 달을 보며 꿈꾸었던 우주비행의 상상은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 해보았지만 대부분은 공상으로 치부하고 만다. 그러나 과학기술의 발전은 이러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이루어져 왔다. 다시 말해 과학기술에 있어서 소프트웨어는 ‘상상력’을 의미하기도 한다. 상상력은 과학기술 발전의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1927년 지구상에서의 대륙 간 비행을 제대로 못하던 시대에 찰스 린드버그는 상상으로만 가능했던 대서양 횡단비행에 성공했다. 그리고 이 시기에 이미 ‘우주여행협회’, ‘로켓협회’, ‘행성간협회’, ‘제트연구그룹’ 등 과학자 클럽이 독일과 미국, 영국, 러시아 등에서 거창한 이름을 걸고 우주로 비행하려는 무모한 시도를 하고 있었다.

도대체 무엇이 이러한 과학자들의 등장을 가져왔을까? 그것은 바로 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고무시킨 공상과학소설이었다.

과학발전 원동력은 ‘상상력’

H.G 웰즈의 ‘우주전쟁’이나 줄 베르너의 ‘지구에서 달까지’와 같은 SF소설이 의사나 기관사가 되려고 하던 어린이의 꿈을 바꿔놓고 있었다. 어릴 적 이런 책들을 통해 우주비행의 상상력을 키운 사람들 가운데 미국의 로버트 고다드는 실험동료들과 함께 세계 최초의 액체로켓을 1926년 발사하는 데 성공하였다. 특히 독일에서는 1923년 ‘우주의 행성으로 가는 로켓’이란 책을 통해 다단식 로켓, 우주선, 인공위성, 우주정거장과 같은 당시로는 매우 파격적인 우주 상상력이 오베르트에 의해 확산되고 있었다. 이에 자극을 받은 당시 최고의 영화감독 프리츠 랑은 ‘달세계의 여인’이란 우주영화를 만들기도 했다.

우리는 대부분 우주개발의 시작이 1957년 핵미사일의 성능을 과시하기 위한 구 소련의 인공위성 발사와, 이에 맞선 미국의 경쟁 정도로 알고 있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이런 우주발사체(하드웨어)가 등장하기까지 많은 우주의 상상력(소프트웨어)이 그 당시 과학자와 일반인들을 자극하고 있었다. 1950년대 미국은 이미 각종 영화 속에서 달에 기지를 건설했고, 화성으로 유인 비행을 했으며, 우주는 이미 정복된 상태였다. 따라서 이런 미국인들에게 인공위성 발사나 유인 달 탐사는 단지 그들이 이미 꿈꾸었던 상상력을 실현하는 과정이었던 것이다.

현대의 우주개발은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세계 최초의 완전한 민간 발사체 개발회사인 스페이스X가 위성발사에 성공했으며 민간 우주여행 회사인 버진 갤럭틱사에서는 우주여행용 우주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주개발의 단계를 넘어 우주 이용과 우주 상업화를 위한 각종 시도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1950∼60년대와 같은 우주개발의 르네상스 시대가 다시 오고 있는 셈이다.

결국 우주로의 자유로운 접근을 원하는 다양한 상상력이 새로운 로켓과 우주선, 인공위성을 등장시키게 될 것이다.

우주강국 도약의 계기돼야

이제 우리는 나로호 2차 발사를 목전에 두고 있다. 비록 완전한 한국형 우주발사체는 아니지만 이번 발사의 경험은 우리의 우주발사체를 완성해 나가는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번 발사는 단순히 하드웨어의 발전뿐 아니라 소프트웨어로서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자력 인공위성발사란 1차적 목표를 넘어 우리는 또 다른 우주 상상력을 준비해야만 한다.

지금까지의 우주개발 역사가 말해주듯 우주개발은 단순한 기술적 노력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지구의 중력을 넘어 우주로 나가려는 수많은 무한 상상력이 우주개발을 자극해온 것이다. 따라서 나로호 2차 발사가 대한민국의 우주 상상력을 보다 확장하여 우주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도약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

정홍철(스페이스스쿨대표)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