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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풍향계-이남주] 北·中 관계, 지속과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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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천안함 침몰에 대한 조사가 북한에 혐의를 두고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김정일의 방중에 대한 남한정부의 민감한 대응이 한·중관계에 작은 풍파를 일으켰다. 북·중관계에 대해 종종 ‘소망적 사고(wishful thinking)’가 작용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상황에 대한 잘못된 판단과 대응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지난 4월 30일 한·중 정상회담 때 후진타오 주석이 천안함 희생자들에게 위로를 표명한 것을 놓고 천안함 문제에 대한 남측의 입장을 지지한 것이라고 해석한 것도 그런 경우이다.

김정일의 방중을 놓고 중국이 천안함 문제와 관련해 북측의 입장을 지지했다고 해석하는 것도 소망적 사고의 좌절이 낳은 또 다른 과잉해석이다. 이번 방문은 중국의 반복된 초청의 결과이며 천암함 사건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가깝게는 지난 2월 북한을 방문한 특사 왕자루이가 김정일의 방중을 다시 요청한 바 있다. 이는 북한을 6자회담으로 복귀시키기 위한 중국 측 노력의 일환이었다. 물론 방중 시기는 김정일이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으로서는 상하이엑스포가 개막되고, 칭하이성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한 내부의 상황과 천안함 사건으로 인한 유동적인 국제정세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그러나 초청자로서 김정일의 방중 결정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따라서 이를 천안함 사건에 대한 입장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고 천안함 사건은 앞으로 증거가 말해주는 방향으로 풀어 가면 된다. 천안함 사건을 차치한다면 이번 김정일의 방중에서 북·중관계의 지속과 변화를 발견할 수 있다.

경제협력이 개방 촉진할 수도

지속적인 면은 전통적 동맹관계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2006년 10월과 2009년 5월 두 차례의 핵실험을 진행하는 동안 북·중관계는 시련에 빠졌다. 북·중 간 최고위급 교류도 중단되었다. 그러나 작년 10월 원자바오 총리가 북한을 방문하며 양국이 전통적 우호관계를 회복하고 김정일의 이번 방중으로 이를 다시 확인했다.

중국이 주변정세를 불안하게 만드는 북한의 행동에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주변에 미국과의 전략적 충돌을 완충시킬 수 있는 지역이 필요하고, 북한은 중국의 외교적,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객관적 현실은 계속 양국관계의 접착제 작용을 해오고 있다. 중국은 최근 북·중관계가 어려웠던 시기에도 북한을 불안정한 상황에 빠트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일관된 태도를 유지했는데 우리는 이를 북·중관계의 최저선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변화는 양국이 경제협력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정상회담에서 북한은 비핵화라는 최종목표를 견지할 것이고 6자회담 재개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가자는 일반적인 입장만을 표명했다. 반면 경제협력 문제에 대해 김정일은 중국기업의 북한투자를 환영한다는 등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이번 방중의 진정한 목적이 어디에 있는가를 보여주는 발언이다.

중재자 활용방안 고민해야

중국도 북한의 경제발전과 민생개선을 지지하겠다고 화답했다.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8일 해설기사에서 국경지역 인프라 건설 등에서 종합적으로 협력하기를 희망한다는 원자바오 총리의 발언을 소개했다. 2002년 북한의 신의주특구 구상이 특구 책임자로 임명한 중국인 양빈이 중국당국에 체포되며 좌절된 것과 크게 달라진 분위기이다.

이러한 변화가 북한을 개방으로 이끌어낸다면 부정적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 그러나 남북관계의 발전이 없는 북·중관계의 발전은 한반도의 균열을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미묘한 국면이다.

이제 중국이 어떻게 해줄 것이라는 소망적 사고에서 벗어나 객관적 현실을 냉정하게 인식한 가운데 중국이라는 무시할 수 없는 중재자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이남주 성공회대 교수(중국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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