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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서울 면목동 안마시술소 단속현장 가보니… 알몸남녀들이 화들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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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빨리 뒤돌아 누운 남녀가 벌거벗은 몸을 수건으로 가렸다. 신분을 밝힌 경찰이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물었다. 다른 경찰은 휴지통과 침대 밑, 서랍장을 뒤졌다. 20대 후반 남성은 “삐끼(호객꾼)가 마사지 받으라고 해서 왔는데 술에 취해 어디서 만났는지 모르겠다. 정말 마사지만 받으려고 왔다”고 했다.



26일 오전 1시쯤, 서울 면목동 주택가 5층 건물 지하를 성매매 단속반이 급습했다. 고시원, 부동산 중개소, 검도학원이 입주한 건물이었다. 지하 계단 아래에 ‘마사지’라고 적힌 분홍 간판이 걸려 있었다.

업소는 231㎡(약 70평) 규모였다. 복도 양쪽으로 늘어선 방은 10개. 업소는 그 가운데 6개를 성매매 장소로, 나머지 4개를 종업원 대기실로 쓰고 있었다. 형사 7명이 흩어져 방마다 문을 박차고 들어갔다.

알몸이던 남녀는 경악했다. 남자는 손님, 여자는 종업원이었다. 이들은 옷이나 수건으로 몸을 감싼 채 얼굴을 감추려 했다. 방문을 잠그고 숨어 있다 붙잡히는 사람도 있었다. 경찰은 각 방에 있던 남녀 4쌍을 한 방에 몰아넣고 신원을 확인했다. 남성들은 “등 마사지를 받고 있었을 뿐”이라고 했다.

경찰은 겉봉을 뜯지 않은 콘돔 74개와 현금 141만원을 압수했다. 콘돔은 밀실에서 이뤄진 성매매를 입증하는 데 유력한 정황증거다.

경찰은 사용한 흔적이 있는 콘돔은 찾지 못했다. 여종업원들은 “콘돔은 가져오지도 않았다”고 했다.

단속반을 이끈 최병일 동대문경찰서 강력2팀장은 “경찰이 뜨면 콘돔을 변기에 넣고 물을 내리거나 여종업원이 삼키기도 한다”며 “사용한 콘돔이 없다고 성매매 혐의를 입증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고 했다.

계산대 전화기가 계속 울렸다. “여기 손님이 있는데 몇 분이나 기다려야 하느냐”고 묻는 호객꾼들이었다. 호객꾼들은 거리에서 손님을 끌어모아 각 업소로 보낸다. 이들은 즉석에서 손님과 흥정해 가격을 정하고 성매매 대금을 뺀 나머지를 챙긴다. 경찰은 호객꾼 명단도 압수했다.

경찰은 이날 면목동과 중곡동에서 성매매 영업을 하는 안마시술소를 단속해 업주 김모(36)씨 등 17명을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 장안동 일대에서 남성들을 꾀어 이들 성매매 업소로 데려간 조모(31)씨 등 호객꾼 5명도 같은 혐의로 체포했다.

홍중현 동대문서 강력계장은 “2008년 장안동 일대 성매매 업소를 대대적으로 단속한 이후 업소들이 인근 면목동과 중곡동, 성동구 일대로 퍼져나가 몰래 영업한다”며 “이들 업소는 간판을 내걸지 않아 몇 곳이나 있는지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동대문경찰서는 이날 검거한 22명 가운데 업주 2명과 조씨 등 호객꾼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여종업원들과 성매수 남성 등 나머지 1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그동안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과태료만 물던 호객꾼들에게 성매매 알선 혐의를 적용해 호객 행위를 엄단할 계획이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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