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계천, 사람들이 소원을 빌며 던진 동전 위로 하얀 쇠백로 한 마리가 고요히 날개를 내립니다. 누군가는 사랑을, 누군가는 행운과 부를 바라며 던진 그 자리에 새는 잠시 머물 뿐입니다. 진짜 행복은 소원을 빌지 않아도 마

강남의 거리 한복판, 하얀 조형물이 하늘을 향해 손을 듭니다. 옆에는 묵묵히 도시를 바라보는 작은 눈, ‘CCTV’가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불편한 시선일지 몰라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안심의 등불이죠. 이 작은 렌즈는 도시

오랜만에 찾아온 맑은 하늘이 반가운 듯 아이들이 연신 점프를 합니다. 누가 더 높이 오를까 장난스러운 웃음이 번지고, 푸른 하늘은 한층 더 가까워집니다. 사진·글=이한형 기자

벽돌 담에 등을 대고 앉은 어르신들의 수다 소리가 좁은 골목길 사이로 흘러나옵니다. 이 골목은 마을 회의실이면서 이웃의 온기를 나누는 자리인가 봅니다. 서로 얼굴을 마주하며 일상을 지탱하는 모습에서 요즘은 보기 힘든 이

잔잔한 한강 물결 위로 한 시민이 반려견과 함께 패들보드를 타고 있습니다. 노를 힘차게 젓기보다는 강물의 흐름에 몸을 맡긴 채 느긋한 오후를 떠다니는 듯합니다. 따사로운 햇살 아래 나란히 쓴 모자가 닮은 꼴로 귀엽습니다.

한 아이가 추석에 입을 한복을 고르고 있습니다. 예쁜 한복을 입은 손녀를 만날 할머니, 할아버지는 얼마나 좋을까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유행 때문인지 한복의 멋을 찾아오는 외국인도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우리의 옷이 전하

서로 다른 나라에서 왔지만, 같은 옷을 입으니 마음의 거리가 한층 가까워집니다. 경복궁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고운 한복을 차려입고 붉은 단청 아래를 거닐 때 고궁은 다채로운 빛으로 물듭니다. 언어는 달라도 이 순간만큼

서울 반포한강공원 잔디밭, 나무 그늘 아래 한 시민이 몸을 눕히고 책을 읽습니다. 따스한 햇살은 그늘에 비껴가고, 시원한 바람이 곁을 스칩니다. 도심 속 작은 쉼표 같은 순간, 일상 속 무게를 잠시 내려놓습니다. 사진·글=

일곱 개의 가방, 일곱 켤레의 슬리퍼.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스스로 정리한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요. 질서 속에 묻어난 아이들의 배려와 성실함, 작지만 단정한 마음이 벤치 위

여름 내내 도시를 달궜던 하늘이 한결 푸르게 물들었습니다. 무더위가 물러가고, 선선한 바람이 불며 가을의 첫인사를 건네고 있습니다. 계절의 문턱이 어느새 가까이 다가온 듯합니다. 사진·글=윤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