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나라에서 왔지만, 같은 옷을 입으니 마음의 거리가 한층 가까워집니다. 경복궁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고운 한복을 차려입고 붉은 단청 아래를 거닐 때 고궁은 다채로운 빛으로 물듭니다. 언어는 달라도 이 순간만큼

서울 반포한강공원 잔디밭, 나무 그늘 아래 한 시민이 몸을 눕히고 책을 읽습니다. 따스한 햇살은 그늘에 비껴가고, 시원한 바람이 곁을 스칩니다. 도심 속 작은 쉼표 같은 순간, 일상 속 무게를 잠시 내려놓습니다. 사진·글=

일곱 개의 가방, 일곱 켤레의 슬리퍼.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스스로 정리한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요. 질서 속에 묻어난 아이들의 배려와 성실함, 작지만 단정한 마음이 벤치 위

여름 내내 도시를 달궜던 하늘이 한결 푸르게 물들었습니다. 무더위가 물러가고, 선선한 바람이 불며 가을의 첫인사를 건네고 있습니다. 계절의 문턱이 어느새 가까이 다가온 듯합니다. 사진·글=윤웅 기자

작열하는 태양 아래 해바라기가 만개했습니다. 처서가 지났지만 여전히 뜨거운 날씨에 해바라기만 신난 듯합니다. 아무리 더워도 처서가 지나면 가을이 온다는 ‘처서 매직’은 아직 요원합니다. 이 해바라기는 서울 양천구 안양

저출생 시대의 놀이터. 마치 누군가의 발걸음을 기다리는 듯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언젠가 이곳이 다시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 차기를. 이름을 부르며 달리고, 미끄럼틀 위에서 환하게 웃는 풍경이 놀이터를 따뜻하

더위가 가시고 가을 기운이 돈다는 처서가 다가옵니다. 아침 공기부터 달라졌습니다. 축 늘어졌던 여름과 달리 발끝에 선선한 바람이 스쳐 지나갑니다. 서울 한강공원에는 뜨거운 날씨 탓에 보기 힘들었던 러너들도 크게 늘었습니

서울 동대문구 청량오락실. ‘아도겐!’ 외침과 함께 동전 하나가 ‘짤랑’ 소리를 내며 떨어집니다. 버튼은 ‘딸깍딸깍’ 경쾌하게 움직이고, 화면 속 캐릭터는 필살기를 준비합니다. 게임 한 판에 100원. 스마트폰도, 최신 콘솔

촘촘하게 짜인 거미줄 위에 작은 물방울이 가득 맺혔습니다. 밤사이 이슬이 내려앉은 걸까요, 이른 아침 빗방울이 남긴 흔적일까요. 거미는 보이지 않지만, 그가 만든 정교한 집은 물방울을 품은 채 조용히 아침을 맞이하고 있습

서울 동묘 앞 벼룩시장에서 한 상인이 오래된 선풍기를 안고 있습니다. 1970년 금성사(현 LG전자)에서 만든 선풍기 D-401. 날개 크기 40㎝인 이 제품은 중고장터에서 수백만원에 거래되는 ‘빈티지의 정수’입니다. 전자제품 자